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열 평 남짓한 서점에 들어서자 오래된 종이 냄새가 반긴다. 정은숙 씨는 이곳에서 30년째 책을 팔고 있다. 그동안 주변 서점 여러 곳이 문을 닫는 것을 지켜봤다.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단골손님 이야기부터 꺼냈다. 정씨는 “처음 그림책을 사러 왔던 아이가 어른이 돼서 자기 아이 손을 잡고 온다”며 “그런 순간이 서점을 계속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정씨는 몇 해 전부터 서점을 동네 모임 공간으로 열었다. 매달 독서 모임과 작가와의 대화를 열고, 주말에는 아이들을 위한 읽어 주기 시간도 마련한다. 책을 사러 오는 사람보다 이야기하러 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물론 운영은 쉽지 않다. 임대료는 오르고 매출은 예전만 못하다. 그는 “솔직히 매년 올해가 마지막일까 고민한다”면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 한 문을 열어 둘 생각”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서점 앞 작은 칠판에는 이번 주 추천 도서가 정성스럽게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