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은 이제 중소기업에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정부 지원 사업도 많고, 솔루션 업체의 제안도 넘친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나는 경영자들은 “시스템은 들였는데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한다.

원인은 대개 순서에 있다. 기존 업무 방식을 그대로 둔 채 도구만 바꾸면 종이 결재가 전자 결재로 옮겨 갈 뿐이다. 어떤 일을 없애고, 어떤 일을 합칠지부터 정해야 도구가 제 역할을 한다.

성과를 낸 기업들의 공통점은 작게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고 관리나 견적 작성처럼 반복이 많은 업무 하나를 골라 개선하고, 그 효과를 확인한 뒤 범위를 넓혔다. 구성원들이 변화를 직접 체감하니 저항도 줄었다.

데이터를 다룰 사람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외부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면 계약이 끝나는 순간 시스템도 멈춘다. 사내에 한두 명이라도 데이터를 읽고 개선점을 찾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한 번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계속 고쳐 나가는 과정이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방향을 먼저 세우는 것,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