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동네 서점이 문을 닫았다. 2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던 곳이었다. 유리문에 붙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손글씨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그 서점에서 산 책은 사실 많지 않다.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샀고, 할인과 빠른 배송의 편리함을 마다하지 못했다. 그러니 서점이 사라진 데에는 나의 몫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동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면서 동네 사람들이 우연히 마주치는 곳이었다. 주인이 건네는 추천 한마디,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그림책을 넘기던 풍경은 온라인 장바구니가 대신할 수 없다.
다행히 새로운 시도도 있다. 소규모 독립서점들이 모임과 강연을 열고, 지역 도서관과 협력해 책 읽는 공간을 넓히고 있다. 책을 파는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곳으로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한 달에 한 권이라도 동네에서 책을 사 보자고 다짐해 본다. 거창한 운동은 아니지만, 골목의 불빛 하나를 지키는 일쯤은 될 것이다.